[현장스케치] 인간의 선악, 발작과 덧칠 통해 바라보면…뮤지컬 ‘브라더스 까라마조프’ 양승희 기자 2018-02-14


도스토옙스키 원작 소설, 네 아들과 아버지의 이야기로 압축
▲ 뮤지컬 ‘브라더스 까라마조프(연출 오세혁)’공연 장면 중 알료샤, 이반, 스메르쟈코프(왼쪽부터 김지철, 강정우, 이휘종 분)가 표도르(김주호 분)에게 모래를 뿌리고 있다.(뉴스컬처)     ©윤현지 기자
 
“자신 안의 화나 부끄러움을 드러내지 못하는 시대입니다. 화를 내거나 미친 듯이 웃거나, 어떻게든 드러내면 사람에게 다가오는 감정이 달라진다고 생각합니다.”
 
오늘(14일) 오후 2시 서울 대학로 수현재씨어터에서 열린 뮤지컬 ‘브라더스 까라마조프’ 프레스콜에서 작품의 지휘봉을 잡은 오세혁 연출은 작품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극은 삶에서 마주하는 어두운 부분들에 대해 자기 고백을 하는 인물들을 통해 ‘인간’에 대해 이야기한다.
 
‘브라더스 까라마조프’는 러시아 대문호 도스토옙스키의 ‘까라마조프의 형제들’을 뮤지
컬로 해석한 작품이다. 2016년 수현재 작가데뷔 프로그램 ‘통통통 시즌1’을 통해 발굴, 수현재컴퍼니와 김경주 작가, 이진욱 작곡가, 오세혁 연출이 의기투합해 지난 2월 1차, 같은 해 10월 2차 쇼케이스를 거쳐 완성도를 높였다.
 
극은 아버지의 살인사건을 둘러싼 네 형제들의 심리를 중심으로 인간 내면에 숨겨진 모순과 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삶과 죽음, 사랑과 증오, 선과 악, 인간 본성을 정면으로 마주한 인물들을 강렬한 음악과 함께 선보인다.
 
▲ 뮤지컬 ‘브라더스 까라마조프(연출 오세혁)’ 드미트리, 알료샤, 이반(왼쪽부터 김보강, 김대현, 안재영 분)이 표도르(심재현 분)을 가운데 두고 갈등하고 있다.(뉴스컬처)     ©윤현지 기자

김경주 작가는 “원작이 매우 방대한데 실제 등장하는 인물은 21명이지만, 우리 작품은 아버지와 네 형제라는 인물을 내세워 재해석했다. 형제 중 ‘이반’이 쓴 ‘대심문관’이라는 논문에 대한 호기심이 많았는데, 인간 내면의 순수성과 악마성을 담고 있다. 인간은 아무리 악마가 속삭여 와도 아름다움을 포기하지 않으려는 의지가 있다는 것을 펼쳐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작가는 “소설이 워낙 어렵고 완독하지 어려운 책이라서 오랜 작업 시간이 필요했다. 특히 창작진, 배우들과 이야기를 많이 나누면서 작업했는데 기존의 뮤지컬 문법과 다르게 질문이 많이 담긴 형태로 만들어보고 싶었다. 새로운 형태를 통해 관객들과 교감하는 방식을 고민하고 싶다”고 밝혔다.
 
작곡을 맡은 이진욱 음악감독은 “일반적인 뮤지컬이라고 하면 정해진 노래의 형태가 있는데. 어떤 게 드라마이고 음악인지 이분법적으로 나누고 싶지 않았다. 새로운 뮤지컬 문법을 탄생시키겠다는 거창한 목표보다는 우리 이야기에 어떤 음악이 더 잘 어울릴까를 생각했다. 리딩할 때 배우들이 읽어주는 대사가 곧 음악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작엄에 임했다”고 돌아봤다.
 
▲ 뮤지컬 ‘브라더스 까라마조프(연출 오세혁)’프레스콜 중 포토타임에 포즈를 취하는 배우들.(뉴스컬처)     ©윤현지 기자

오세혁 연출은 “아들들이 아버지에 대해 부끄러워하고 증오하고 멀리하려 한다. 때문에 아버지의 눈을 서둘러 감기고 땅에 묻고 꽃을 던지며 물로 씻어내려고도 하지만, 그럼에도 아버지의 흔적들이 깨끗이 씻어질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까라마조프’가 러시아어로 ‘얼룩’이라는 뜻인데, 아무리 깨끗이 씻으려고 해도 씻어지지 않는 것들에 대해 말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오 연출은 “무대에서 등장인물들이 퇴장하지 않고 모든 것을 주시하는데, 서로가 서로에게 하는 행동들을 목격하길 바라는 마음에 그렇게 연출했다. 부끄러운 광경을 피하지 않고 다같이 느끼고 고통받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었다”고 이야기했다.
 
마지막으로 오 연출은 ‘발작’과 ‘덧칠’이라는 키워드로 작품을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화나 부끄러움을 드러내지 못하는 시대에 발작하듯 한 번 시원하게 털어놓으면 인간이 가장 아름다운 상태에 이르게 되는 것 같다. 또한 인물들이 자기 고백을 하지만 죄가 씻기지 않는 상황에서 그 위에 다른 색을 칠해가며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오는 4월 15일까지.
 
 
[공연정보] 
공연명: 뮤지컬 ‘브라더스 까라마조프’ 
원작: 도스토옙스키 
극작: 김경주 
작곡/음악감독: 이진욱 
연출: 오세혁 
공연기간: 2018년 2월 10일 ~ 4월 15일 
공연장소: 수현재씨어터 
출연진: 김주호, 심재현, 조풍래, 김보강, 강정우, 김대현, 안재영, 김지철, 이휘종, 박준휘
관람료: 일반석 6만원  
 
(뉴스컬처=양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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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2/14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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